우리는 빛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빛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무수히 많다. 그림자와 반사의 경우, 빛은 불투명한 물체를 통과하지 못하고 반짝거리는 물질에 부딪히면 튕겨 나온다. 그리고 빛이 유리나 빗방울을 통과할 때 무지개색 스펙트럼으로 흩 어지는 것도 흔히 보아 알고 있다. 하지만 진짜로 빛은 무엇일까?수많은 과학자들이 이 문제의 답을 찾으려 노력했다. 아이작 뉴턴은 17세기에 무지개의 색깔들, 즉 빨주노초파남보가 빛의 기 본 색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색들의 일부를 섞어 시안cyan 같은 중간 색상을 만들었고 색을 모두 섞어 백색광도 만들어냈지만, 자신이 가진 장비로는 더 이상 스펙트럼을 쪼갤 수 없었다. 뉴턴은 렌즈와 프리즘으로 실험을 하면서 빛이 물결처럼 장애물을 만 나면 휘어지고 서로 겹쳐지면 보강되거나 소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따라서 그는 빛도 물처럼 작은 입자, 즉 미립자 corpuscle 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다.오늘날 우리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빛은 진동하는 전기장과 자기장이 결합된 전자기파다. 하지만 아직 할 이야기가 더 있다. 1900년대 초 아인슈타인은 빛이 입자의 흐름처럼 행동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입자는 광자 photon 또는 빛알이라고 불리며, 에너지를 전달하지만 질량은 없다. 빛의 본질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으며, 상대성이론과 양자이 론이 발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스펙트럼
빛의 색깔들은 서로 파장이 다르다. 파장이란 인접한 파동 마루와 마루 사이의 거리를 말한다. 파란색 빛은 빨간색 빛보다 파 장이 짧고, 초록색은 파랑과 빨강 사이에 위치한다. 진동수는 고정된 위치에서 1초 동안 흘러가는 파동 주기의 개수를 센 것이다. 흰색 빛줄기가 프리즘을 만나면 유리 매질을 통과하면서 빛줄기가 꺾이는데 색깔별로 꺾이는 각도가 다르다(이를 굴절이라고 한 다). 빨간색이 가장 조금, 파란색이 가장 많이 꺾인다. 그 결과 빛줄기는 무지개처럼 퍼진다.하지만 이것이 색깔의 전부가 아니다. 가시광선은 전자기 스펙트럼 중 일부에 불과하며, 파장이 수 킬로미터에 이르는 라디오 주파수부터 파장이 원자의 크기보다도 짧은 감마선까지 펼쳐져 있다. 가시광선의 파장은 수십만분의 1미터 정도로, 분자 몇 개 를 뭉쳐놓은 정도의 크기다. 빨간색 밖의 파장은 적외선이라고 하고, 파장이 밀리미터에서 센티미터 정도인 전자기파를 마이크 로파라고 한다. 보라색 바깥에 놓인 단파장 빛으로는 자외선, X선, 감마선이 있다.
맥스웰의 방정식
전자기파는 전기와 자기가 결합된 것이다. 19세기 초 마이클 패러데이와 다른 실험물리학자들은 전기장이 자기장으로, 또는 자기장이 전기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도선 근처에서 자석을 움직이면 자기장이 도선 안의 전하에 작용하면서 전기가 흐른다. 코일 형태의 도선에서 흐르는 전류의 변화는 자기장을 만들고 이 자기장이 또 다른 코일에 전류를 유도할 수 있 다. 이러한 원리는 전기 변압기의 기본 원리로, 전류와 전압을 가정용 전원으로 조정할 때 응용된다.
스코틀랜드의 물리학자 맥스웰이 이 모든 현상들을 단 4개의 방정식으로 요약하면서 거대한 돌파구가 열렸다. 이 방정식은 '맥스웰의 방정식'이라고 불린다. 맥스웰은 전기와 자기가 하나의 현상, 즉 전자기파로부터 발생하는 원리를 설명했다. 전자기파 는 사인파sine wave 형태로 변하는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 직각으로 맞물린 파동이다.
맥스웰의 첫 번째 방정식은 '가우스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이는 19세기의 물리학자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의 이름을 딴 것이 다. 가우스의 법칙은 대전된 물체 주위에 펼쳐지는 전기장의 세기가 중력처럼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거 리가 2배 멀어지면 전기장의 세기는 4분의 1로 감소한다.두 번째 방정식은 자기장에 대해서 똑같은 내용을 적용한다. 자기장(그리고 전기장)은 흔히 장의 세기가 같은 점을 이은 등고선, 또는 힘의 접선으로 표현된다. 두 번째 법칙에서는 자석의 주위에서 자기장의 선들이 언제나 닫힌곡선을 그리며, N극에서 출발 하여 S극 방향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한다. 다른 말로 하면, 자기장의 선들은 모두 어디선가 시작되어 어딘가에서 끝이 나고, 모든 자석은 N극과 S극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자기 홀극magnetic monopole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막대자석을 반으로 자르면 쪼개진 조각에서 N극과 S극이 다시 생성된다. 두 극은 자석을 몇 번 쪼개든 상관없이 항상 유지된다.맥스웰의 방정식 중 세 번째와 네 번째에서는 전자기 유도를 설명한다. 전류가 흐르는 코일 도선과 자석을 움직임으로써 전기 력과 자기력이 발생하고 서로 교환되는 관계를 밝힌 것이다. 세 번째 방정식은 변화하는 전류가 자기장을 유도하는 과정을 설명 하며, 네 번째는 변화하는 자기장이 전류를 만드는 원리를 설명한다. 맥스웰은 또한 빛의 파동과 모든 전자기파가 진공 상태에서 동일하게 초당 3억 미터를 이동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수많은 현상을 방정식 몇 개로 우아하게 압축한 것은 실로 대단한 업적이었다. 아인슈타인은 맥스웰의 성취를 중력을 설명한 뉴턴의 업적과 동등하게 여겼고, 맥스웰의 아이디어를 자신의 상대성이론에 적용했다. 아인슈타인은 한 발 더 나아가 자기장과 전기장이 동일한 것이며 상황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군가 하나의 기준계에서 전기장을 보고 있는 경우, 이 를 이 기준계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다른 기준계에서 본다면 자기장으로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 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빛이 항상 파동이 아니라는 사실도 밝혔다. 빛은 때로는 입자처럼 행동할 수도 있다.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1831~1879)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맥스웰은 그곳의 대자연에 매료되었다. 학창시절 그는 학업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얼간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에든버러 대학교와 이후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공부할 때도 총명하지만 어딘가 좀 산만한 학생이라는 평을 들었다. 학교를 졸업한 후 맥스웰은 전기와 자기에 대한 패러데이의 초기 연구를 이어받아 이를 4개의 방정식 안에서 결합시켰 다. 1862년에는 전자기파가 빛의 속도로 전파함을 밝혔고, 그로부터 11년 후 전자기파의 4개의 방정식을 발표했다.